김재호 기자
삼성전자의 AI 가전이 중남미 시장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중남미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하며, ‘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이 현지에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결합한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세탁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0% 증가했다.
중남미에서 인기가 높은 전자동 세탁기/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중남미 시장에서 현지 맞춤형 AI 가전 라인업을 확대하고, AI 가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AI 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5년 중남미 스마트 가전 매출 규모는 약 26억 달러로, 연평균 10% 성장해 2029년에는 약 3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성장률의 배경에는 스마트 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가와 낮은 스마트 가전 보급률이 작용했다. 2025년 기준 중남미 스마트 가전 보급률은 약 11%로, 한국 63%, 미국 18%, 유럽 16%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중남미 시장에서 ‘패밀리허브’ 냉장고, ‘비스포크 AI 무풍 에어컨’,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 등 고도화된 AI 기능을 탑재한 최신 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동시에 중남미에서 인기 있는 상냉동·하냉장(TMF) 냉장고와 전자동 세탁기 등 중저가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현지 AI 홈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 AI 가전은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해 사용 전력량 모니터링과 전기 사용량 절감이 가능해, 에너지 비용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마트싱스 기반 AI 에너지 절감 기능 사용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중남미에서 AI 홈 체험 확대를 위해 지난 9월 과테말라에 중남미 최초 체험형 쇼룸 ‘까사 삼성(Casa Samsung)’을 오픈했다. 방문객들은 실제 거주 공간처럼 꾸며진 AI 홈에서 음성 제어와 사용자 루틴 기반 자동화 기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빅스비로 “영화모드로 전환해줘”라고 명령하면, 조명이 자동으로 낮춰지고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저소음 모드로 전환된다.
또한, 7월에는 중남미 최초로 파나마에 B2B 체험 공간인 ‘비즈니스 익스피리언스 스튜디오(Business Experience Studio, BES)’를 열어 기업과 공공기관, 비즈니스 파트너가 AI 솔루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미국 타임지(Time)와 스타티스타가 공동 발표한 ‘멕시코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에서 ‘스마트 홈’ 부문 1위를 차지하며 AI 홈 리더십을 입증했다. 냉장고, 스마트폰, TV, 웨어러블, 헤드폰 등 총 6개 부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중남미 총괄 밀레네 고메스(Milene Gomes) 디렉터는 “AI 기반 가전과 스마트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남미에서 ‘집’은 삶의 리듬과 요구에 반응하는 중심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프리미엄부터 실속형까지 다양한 AI 가전을 통해 중남미 스마트 홈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