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득렬
사진=픽사베이 제공
홀인원!
홀인원을 한 번 하면 3년이 재수가 좋다고 하니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그렇다고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어느 스포츠 TV 채널에서 여자 프로 K를 출연시켜 하루 종일 홀인원 실험을 하였으나 끝내 홀인원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방송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홀인원은 실력 외적인 행운성의 의미가 있다는 뜻이지요.
남들은 평생 한 번도 해보기 힘들다는 홀인원을 저는 운 좋게도 4번이나 경험했습니다. 네 번의 홀인원이 다 생생하게 기억되지만 2003년도 네 번째의 홀인원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동반 플레이어는 골프장을 첫 경험하는 소위 머리 얹으러 간 후배와의 라운드였습니다. 이런저런 주의사항을 듣고 티샷한 후배의 볼은 페어웨이 중앙으로 잘 날아갔는데, 이어서 티샷한 저의 볼은 우측 슬라이스성으로 해저드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체면이 말이 아니었지요. 이렇게 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얼버무려 넘기고, 신중의 신중을 기해 샷을 하다 보니 6번 홀 파쓰리 홀에서 홀인원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홀인원이 결코 실력일 수는 없지만 보여줄 것 다 보여준 하루였습니다.
연속 홀인원 목격담과 통계
언젠가는 한 홀에서 연거푸 홀인원 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기분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I 골프장 3번 홀에서 우리 팀 동반자가 홀인원을 기록하고, 그린에 내려가 뒷팀에게 사인을 주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뒷팀의 플레이어가 샷 한 볼이 원 바운드로 깃대에 맞고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홀인원을 직접 목격하는 골퍼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통계도 있다고 합니다.
홀인원 후 난감했던 사례 - 홀인원의 아이러니와 깨달음
한편으로는 홀인원을 하고도 어이없는 행동으로 난감한 경우를 지인으로부터 들은 바가 있어 옮겨봅니다.
경남 창원의 C 골프장 4번 홀은 140m쯤의 파3 홀로 오르막성으로 작은 계곡의 해저드를 건너 쳐야 하며, 그린은 꽂힌 핀만 보이고, 홀컵은 보이지 않는 홀입니다.
어느 플레이어가 티샷한 볼이 핀 방향으로 조금 긴 듯 잘 날아갔는데 건너가 보니 볼이 보이지 않더랍니다. 그린 뒤편 러프 쪽에서 볼을 찾던 플레이어가 "아! 여기 있네?" 하며 어프로치 샷으로 핀에 잘 붙이고 걸어와 홀컵을 보니, 홀컵에 볼이 있었습니다. 본인의 첫 볼이 홀인원인데 속칭, 알까기로 플레이를 하였던 것입니다.
홀인원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데 이렇게 난감한 경우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의 양심이 시험대에 오르곤 합니다.
그러나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 이번 경우를 통해 평생을 간직할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면, 이 또한 홀인원의 행운이 아니었겠는지? 그러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한 줄 골프 격언 명상 문구
‘하늘이 내린 행운의 선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자만이 누린다‘
[경제엔미디어=류득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