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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판다 개체 수 회복에도 여전한 과제” - 3월 16일 ‘판다의 날’ 맞아 보전 필요성 강조
  • 기사등록 2026-03-13 12:50:14
  • 기사수정 2026-03-13 12: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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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세계자연기금)가 3월 16일 ‘판다의 날(National Panda Day)’을 맞아 판다의 서식 환경과 보전 활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를 발표하며 멸종 위기에서 회복 중인 판다의 현황과 남은 과제를 조명했다.

 

3월 16일 ‘판다의 날’은 서식지 파괴와 인간 활동으로 위협받는 판다의 현실을 알리고 보호의 중요성을 환기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중국 청두 판다 번식 연구 기지 내 판다(© Staffan Widstrand, Wild Wonders of China, WWF)

판다는 귀여운 외모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동물이자 멸종위기종 보전의 상징적인 종으로 알려져 있다. 판다는 중국 서부 쓰촨(Sichuan), 산시(Shaanxi), 간쑤(Gansu) 지역의 고산 대나무 숲에 서식하며 해당 지역 산림 생태계를 대표하는 종이다. 

 

이 지역은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판다는 이러한 생태계를 보호하는 ‘우산종(umbrella species)’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판다 서식지를 보호하면 황금원숭이, 타킨 등 다양한 야생동물의 서식지 또한 함께 보호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판다가 살아가는 숲은 탄소를 저장하고 물을 보전하는 중요한 자연 생태계이기도 하다. 이러한 숲은 하류 지역에 거주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수자원을 제공하는 등 인간 사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판다 서식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으로도 평가된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농경지 확대와 벌목, 도로 건설 등 인간 활동이 증가하면서 판다가 서식하던 대나무 숲은 크게 감소했다. 판다는 대나무에 크게 의존하는 식성과 낮은 번식률을 지닌 종으로, 이러한 서식지 변화에 특히 취약해 한때 멸종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대나무 중심 식단의 독특한 생태

 

판다는 키가 150cm 이상, 몸무게가 100kg을 넘는 큰 몸집에도 온순한 인상과 느릿한 움직임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분류학적으로는 곰과 육식목에 속하지만 식단의 약 99%가 대나무로, 사실상 초식 생활을 하는 독특한 동물이다.

 

그러나 소화기관은 육식동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맹장이 없고 위가 하나이며 장의 길이도 비교적 짧아 섬유질이 많은 대나무를 효율적으로 소화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충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많은 양의 대나무를 섭취해야 한다. 판다는 하루 평균 약 10~18kg, 많게는 30kg 이상의 대나무를 먹으며 하루 약 14시간을 먹이 섭취에 사용한다. 활동량은 많지 않아 먹고 쉬는 행동을 반복하며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활 방식을 보인다.

 

또한, 판다는 대나무를 잡기 위해 ‘가짜 엄지(fake thumb)’라고 불리는 독특한 손목뼈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구조는 엄지손가락처럼 대나무 줄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해 먹이 섭취를 보다 효율적으로 돕는다.

 

개체 수 회복에도 남은 과제

 

판다는 한때 멸종 위기에 처했던 대표적인 종이다. 1980년대 야생 판다 개체 수는 약 1114마리로 추정됐다. 이후 WWF와 중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보전 노력으로 개체 수는 점차 회복되고 있다.

 

오랜 보전 활동의 결과, 판다는 2016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dangered)’ 등급에서 ‘취약(Vulnerable)’ 등급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또한 2014년 중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야생 판다 개체 수는 1864마리로 집계돼 약 10년 사이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로와 댐 건설 등 인프라 개발로 산림이 단절되면서 판다 서식지가 여러 조각으로 나뉘는 ‘서식지 파편화(habitat fragmentation)’ 현상은 여전히 판다의 생존과 번식에 큰 위협으로 남아 있다.

 

판다는 번식률 또한 낮은 종이다. 야생 판다는 대부분 단독 생활을 하며 번식기를 제외하면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습성이 강하다. 번식기는 보통 매년 3월에서 5월 사이 짧게 나타나며 이 기간에만 암컷과 수컷이 만나 짝짓기를 한다. 특히 암컷 판다의 배란 시기는 약 1~3일에 불과하며 새끼를 키우는 데 1년 반에서 2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암컷 판다는 평생 약 5~8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으로 인해 개체 수가 감소하면 회복 속도도 느린 편이다.

 

WWF와 판다 보전 활동

 

판다는 세계 최대 자연보전기관인 WWF의 상징이기도 하다.

 

WWF 로고에 판다가 사용된 것은 1961년 WWF 설립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런던 동물원에 도착해 큰 관심을 모았던 판다 ‘치치(Chi-Chi)’가 로고의 영감이 됐다. WWF 창립자들은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상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판다의 독특한 흑백 무늬와 형태가 로고로 적합하다고 보았다. 흑백의 단순한 형태로 표현이 가능해 인쇄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었다.

 

최초의 스케치는 영국 환경운동가이자 예술가인 제럴드 워터슨(Gerald Watterson)이 그렸으며, 이를 바탕으로 공동 설립자인 피터 스콧(Peter Scott)이 WWF의 첫 로고를 완성했다. 이후 판다는 WWF뿐 아니라 전 세계 자연보전 활동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WWF와 판다의 인연은 1980년대 초 야생 판다 연구로 이어졌다. 당시 야생 판다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판다 감소의 원인과 생태를 과학적으로 규명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중국 정부와 WWF는 국제 연구진과 함께 판다 서식지 조사와 현장 연구를 시작했다.

 

중국 쓰촨성 워룽 자연보호구역에서는 중국 동물학자 후 진추(Hu Jinchu) 교수와 미국 생물학자 조지 샬러(George Schaller) 박사 등이 참여한 최초의 야생 판다 연구가 진행됐다. WWF는 이러한 연구를 지원하며 중국에서 활동한 최초의 국제 자연보전기관 중 하나가 됐다.

 

현재 WWF는 중국 내 판다 보호·연구 센터 운영과 연구를 지원하는 등 판다 보전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단절된 서식지 사이에 생태 통로를 조성해 판다의 이동을 돕고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한 적외선 카메라와 GPS 장치를 활용해 판다의 이동 경로와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서식지 내 불법 활동을 감시하는 모니터링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WWF는 서식지 인근 지역사회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농업과 생태관광 등 대체 생계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무분별한 벌목이나 자원 채취를 줄이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WWF는 앞으로도 전 세계 파트너들과 협력해 과학 기반 연구와 서식지 보전 활동을 지속하며 판다가 서식지 파괴와 인간 활동의 위협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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