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철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에서 조롱과 허위 주장을 반복적으로 유포한 피의자가 경찰에 의해 구속됐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2차 가해 사건으로 피의자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IPC 제공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온라인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거나 ‘조작·연출’, ‘마약 테러’, ‘시신은 리얼돌’ 등 허위 주장을 담은 영상과 게시글 약 700건을 반복 게시한 피의자 A씨에 대해 2026년 1월 2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지난해 9월 25일, 희생자를 비하하거나 참사에 대한 음모론과 비방을 퍼뜨린 게시물 119건에 대해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청 ‘2차가해범죄수사과’는 다양한 분석기법을 활용한 수사를 통해 A씨를 특정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해외 영상 거래 플랫폼과 국내 주요 커뮤니티에 조작·편집된 영상을 게시하고, 후원 계좌를 노출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 한 혐의도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재범 위험성 등을 이유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번 구속은 ‘2차가해범죄수사과’ 운영 이후 첫 구속 사례로, 온라인상 2차 가해에 대한 전담 수사 체계가 실제 구속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전담 수사의 실효성을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경찰은 최근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 희생자를 대상으로 한 악성 댓글과 조롱 행위로 인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2차 가해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7월 출범한 ‘2차가해범죄수사과’는 유가족 신고 대응, 관련 정책·법령 보완, 악성 댓글 수사 등을 전담하고 있다. 신설 이후 현재까지 총 154건의 2차 가해 범죄 사건을 접수했으며, 이 중 20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특히 경찰은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 면담 등 피해자 보호 조치를 실시하고, 범죄 혐의가 있는 게시글에 대해 삭제·차단을 요청했으며, 이 가운데 8건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고도화하는 한편 유가족 신고 접수 시 통합 수사 체계를 구축해 2차 가해 근절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2차 가해 행위는 단순한 의견 표현을 넘어 피해자의 생존권과 명예를 직접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포하거나 피해자를 비난·조롱하는 행위를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경제엔미디어=장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