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지역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거점을 잇달아 확대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지=LG에너지솔루션 제공
17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는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서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양사는 약 7000만 달러 규모의 설비 전환 투자를 통해 기존 전기차(EV)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되는 ESS 배터리 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시스템통합(SI) 법인인 버텍(Vertech)을 통해 공급되며, 북미 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와 재생에너지 연계 ESS 설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생산 전환은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 둔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생산라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기존 EV 생산 설비 일부를 ESS 생산으로 전환함으로써 공장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설비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한편 고용 안정성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은 생산 설비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ESS용 LFP 셀 생산 요건에 맞춰 직원 재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1월 일시 휴직에 들어갔던 약 700명의 직원도 생산라인 구축과 신규 제품 생산을 위해 복귀할 예정이다.
박인재 얼티엄셀즈 법인장은 “이번 발표는 테네시 공장의 첫 대규모 생산 전환 사례로 얼티엄셀즈가 다각화된 배터리 셀 제조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 체계를 고도화해 미국 배터리 산업의 핵심 기업이자 기술 리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설비 전환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총 5곳의 ESS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미시간주 랜싱 공장,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넥스트스타 에너지(NextStar Energy) 공장 등 3개 단독 공장에 더해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과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까지 ESS 생산 체계를 확장하게 된다.
미시간 홀랜드 공장은 지난해 6월 북미 최초로 대규모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핵심 거점이다. 현재 안정적인 양산 체제를 구축했으며 테라젠(Terra-Gen), 델타(Delta) 등 주요 고객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도 지난해 11월 ESS 양산에 돌입한 이후 빠르게 수율을 안정화하며 가동 3개월 만에 100만 셀 생산을 돌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월 이 공장을 기존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에서 단독 공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달 초 캐나다 연방 산업부 장관과 온타리오주 수상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했다.
미시간 랜싱 공장 역시 올해 상반기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는 ESS용 파우치 배터리를 생산하고, 내년에는 각형 LFP 배터리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 공장은 이미 테슬라와 약 6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높은 수주 경쟁력을 입증했다.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혼다와의 합작법인 L-H Battery Company도 EV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생산 시작을 목표로 전환 규모와 시점 등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들 북미 ESS 생산 공장을 전기차 배터리와 ESS 배터리를 동시에 생산하는 복합 제조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설비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ESS 신규 수주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북미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테슬라, 테라젠,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Excelsior Energy Capital), EG4, 한화큐셀 등 글로벌 고객사와 잇따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잔고를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ESS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해 글로벌 기준 60GWh 이상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북미 지역 생산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40GWh 규모의 글로벌 ESS 누적 수주를 확보했으며, 올해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신규 수주 90GWh를 넘어서는 실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5대 복합 제조 거점 체계 구축을 기반으로 북미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고 생산성 혁신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ESS 사업에서 선제적으로 확보한 대규모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확고한 선도 지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