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영 기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안네의 일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 발레 ‘안네 프랑크’가 오는 4월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댄스시어터샤하르가 주최·주관하고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제작된 창작 발레 ‘안네 프랑크’는 2026년 4월 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오후 3시와 6시 두 차례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이번 작품은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남긴 ‘안네의 일기’를 원작으로 한다.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적 역사 속에서 절망을 견디며 살아간 한 소녀의 기록을 발레라는 비언어적 예술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인간의 희망과 존엄을 춤으로 풀어낸다.
작품은 안네가 일기 속 ‘가상의 친구’인 키티(Kitty)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서사 구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1942년부터 1944년까지 은신 생활을 하며 기록한 13세에서 15세 시절의 일기를 바탕으로, 전쟁이라는 시대적 비극을 넘어 한 소녀의 성장과 꿈, 그리고 인간애를 무대 위에 담아낸다.
안네 역은 실제 사춘기 소녀인 계원예술고등학교 김하은이 맡는다. 김하은은 제54회 동아무용콩쿠르 동상, 제44회 서울발레콩쿠르 금상, 2026 YGP Korea 2위에 이어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 주니어 컴퍼니에 합격한 차세대 유망 무용수다. 2025년 초연 당시 섬세한 감정 연기로 주목받았다.
안네의 친구이자 연인 페터 역에는 무용수 문준온이 출연하며, 키티 역은 댄스시어터샤하르 수석무용수이자 전 LA 발레단 출신의 스테파니 킴이 맡는다. 안네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 역에는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강준화가 출연하며, 독일 장교 역에는 ‘발레트롯’의 창시자로 알려진 정민찬, 히틀러 역에는 전 도쿄시티발레단 출신 서기범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안네와 페터가 함께 추는 파드되(pas de deux)는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꼽힌다.
안무를 맡은 지우영은 독일 하노버국립대학에서 수학했으며, 2003년 한국발레협회 신인안무상을 수상하며 창작 발레 분야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사운드 오브 뮤직’, ‘레미제라블’, ‘이상한 챔버오케스트라’, ‘마태수난곡’, ‘소월의 꿈’ 등 40여 편의 창작 발레를 선보였다.
또한, 비영리법인 사단법인 DTS행복들고나를 설립해 경계선지능 아동·청소년을 위한 예술대안학교인 예룸·예하예술학교를 운영하며 예술과 복지의 접점을 확장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안네의 일기’는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물로, 전쟁과 증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한 소녀의 삶을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은 그 기록 속 감정을 춤으로 되살려 역사적 사건의 재현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지우영 안무가는 “안네의 무대는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공연 예매는 국립극장과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며, 예매 마감 시간은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다.
한편 2003년 창단된 댄스시어터샤하르는 발레 기법을 중심으로 다양한 무용 장르와 연극, 음악, 영상 등을 결합한 창작 공연을 선보여 온 순수 공연예술단체다. 문학 작품과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바탕으로 한 무대 제작과 교육 콘텐츠 연구를 통해 대중과 함께하는 공연예술을 지향하고 있다.
[경제엔미디어=장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