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기 위한 수소연료전지 및 수전해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섰다. 현대차는 30일 울산공장 내 신설 부지에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을 열고 수소 산업의 본격적인 확장을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사장 등 경영진을 비롯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김기현·박성민·윤종오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와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경제인 행사를 계기로 방한한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CEO,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등 국내외 수소 산업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해 글로벌 협력 의지를 다졌다.
행사장에는 현대차가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한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기를 비롯해 수소연료전지,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 수소트럭, 수소 굴착기, 수소 선박, 수소 트랙터, 수소 지게차 등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기공식은 장재훈 부회장의 환영사와 김성환 장관, 김두겸 시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장 부회장은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회 전환 의지를 담은 전략적 거점”이라며 “선박, 건설장비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과 협력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장관은 “모빌리티의 탈탄소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기업의 혁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으며, 김두겸 시장은 “울산시는 현대차와 함께 청정수소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후 주요 참석자들이 무대에 올라 ‘터치버튼 세리머니’를 진행하며 공장 건립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은 지상 3층, 연면적 9만5,374㎡(약 3만 평) 규모로,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 3만 기 규모의 연료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며, ‘인류를 위한 수소(Hydrogen for Humanity)’를 뜻하는 현대차그룹의 수소 브랜드 ‘HTWO’가 적용된다.
이번 부지는 과거 내연기관 변속기 공장이 있던 4만2,975㎡(약 1.3만 평) 부지로,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산업에서 수소 기반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을 EV 전용공장과 수소연료전지 공장으로 재편하며 세계 최대 단일 완성차 공장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해당 공장을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혁신 제조 플랫폼’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반 생산관리 시스템과 고도화된 안전 모니터링 장비를 도입해 생산 효율성과 근로자 안전을 동시에 확보할 예정이다.
신공장에서는 차량용을 비롯해 선박, 건설장비, 농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와 PEM 수전해기가 생산된다. 수소연료전지는 공기 중 산소와 수소탱크의 수소를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발전기로, 울산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출력과 내구성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선도를 목표로 한다.
PEM 수전해기는 물을 전기분해해 고순도의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로, 현대차는 약 30년간 축적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부품 공용화와 90% 이상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앞서 광주에서 1MW급 컨테이너형 수전해기를 실증 가동 중이며, 하루 약 300kg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그룹 차원의 역량을 모아 5MW급 플랜트형 수전해 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번 울산 신공장에는 총 9300억 원이 투입되며,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수소 생태계 확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대차와 국내 버스 제조사 KGM커머셜이 수소버스 확대를 위한 수소연료전지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친환경 모빌리티 확산 의지를 공유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를 비롯해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전 밸류체인에 걸친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경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기공식은 정부·지자체·기업이 함께하는 ‘원팀(One Team)’ 체계를 구축해 수소경제 조기 실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라며, “글로벌 수소 선도 기업으로서 탄소중립 달성과 지속 가능한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