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오른쪽)과 데이비드 알렉산더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즈 사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AUSA 전시회에서 ‘그레이 이글 단거리이착륙(GE-STOL) 무인기 공동개발 및 생산 협력 계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의 글로벌 무인기 전문기업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A-ASI)과 손잡고 차세대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공동개발에 나선다. 이번 협력은 한미동맹을 넘어 양국 방산기업 간 협력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시각 10월 1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방산 전시회에서 GA-ASI와 ‘그레이 이글-STOL(GE-STOL)’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계약식에는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과 데이비드 알렉산더 GA-ASI 사장 등 양사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GE-STOL 시연기 1대를 공동 개발해 2027년 초도 비행을 진행하고, 2028년에는 첫 구매국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연료계통, 랜딩기어 등 주요 기체 구성품을 공급하며, 한화시스템은 항공전자 및 임무장비를 담당한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 GE-STOL 조립 및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한화가 발표한 무인기 분야 7500억 원 투자 계획(이 중 3000억 원은 유상증자로 확보된 자금)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GE-STOL은 기존 그레이 이글 기체에 단거리 이착륙 기능을 추가한 개량형으로, 동급 무인기들이 보통 1km 이상의 활주로를 필요로 하는 반면 약 100m 내외의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함상, 야지, 해변, 주차장 등 제한된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해군의 독도함 갑판에서 이륙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GE-STOL은 헬파이어 미사일 16발을 탑재할 수 있으며, 대(對)무인기 작전, 전자전, 대잠수함전 등 다양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GA-ASI는 향후 10년간 약 15조 원 규모의 GE-STOL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등 나토(NATO) 동맹국을 비롯해 일본과 호주 등이 GA-ASI의 무인기를 운용 중이다. 주한미군 역시 그레이 이글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우리 군이 GE-STOL을 도입할 경우 한미 연합작전 시너지가 기대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한국과 미국이 GE-STOL을 공동 생산함으로써 양국의 일자리 창출과 항공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한화는 전투기 엔진, 레이더, 항공전자 장비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종합 무인항공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알렉산더 GA-ASI 사장은 “한국 내 개발·생산 역량을 함께 구축해 GE-STOL을 전 세계 고객에게 신속히 공급하겠다”며, “한화와의 협력은 무인기 시장 확대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