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고고도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L-SAM-II' 유도탄 체계 개발 사업을 수주하며 K-방공망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이번 계약은 한화가 독자적인 위치제어 및 추진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적 수준의 방공 체계를 구축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의미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일,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약 1986억 원 규모의 L-SAM-II 유도탄 체계 종합 및 발사대 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개발 완료 목표 시점은 2028년으로, 이번 사업은 기존 L-SAM 대비 방공 영역을 3~4배 확장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체계의 핵심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L-SAM-II는 성층권(약 10~50km)을 초과하는 고도에서 탄도탄을 직접 요격할 수 있는 첨단 방공 무기로, 한화는 이번 체계를 통해 요격고도를 크게 확장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수준의 성능에 근접한 것으로, 자주국방 역량을 대폭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개발되는 유도탄의 핵심 기술은 '직격요격(Hit-to-Kill)'이 가능한 위치자세 제어장치(DACS)와 고성능 추진기관이다. DACS는 총 10개의 추력 제어 밸브를 통해 킬 비히클(Kill Vehicle)의 비행 방향을 미세하게 조절, 탄도탄을 직접 타격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기술은 미국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한 최첨단 방공 기술로, 한국의 기술 자립도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에도 기존 L-SAM의 ABM(대탄도탄요격) 유도탄 체계 개발에 성공하며 양산 준비에 들어간 바 있다. 이번 L-SAM-II 사업 수주는 그 연장선상에서 한화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다층 방공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방위력 강화는 물론, K-방공망의 수출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