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국가유산청은 「순천 송광사 침계루」, 「안동 봉정사 덕휘루」, 「화성 용주사 천보루」 등 조선후기 사찰 누각 3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사찰 누각은 중심 불전 앞에 자리해 다수의 신도가 모여 예불과 설법을 행하던 공간으로, 사찰 가람배치에서 일주문–사천왕문–누각–주불전으로 이어지는 핵심 축을 형성한다. 그러나 현존 사찰 누각 가운데 보물로 지정된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불교계 협력을 통해 2023년부터 전국 사찰 누각 38건을 대상으로 예비 건조물문화유산 가치조사를 실시했고, 전문가 검토와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17~18세기에 건립·중창된 누각 3건을 최종 지정했다.
순천 송광사 침계루/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순천 송광사 침계루」는 1668년(숙종 14년) 혜문 스님이 중건한 사실이 ‘조계산 송광사 사고’ 중수기를 통해 확인된다. 주요 목부재의 연륜연대 조사 결과도 1687년 벌채 목재로 밝혀져 역사성이 뚜렷하다. 정면 7칸, 측면 3칸의 대형 누각으로 삼중량 구조를 갖췄으며, 일반 신도 공간이 아닌 승려 강학용으로 조성돼 주변 계류와 자연경관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입지와 배치가 특징이다. 특히 계류를 따라 기둥을 길게 세우는 경상도 지역 누각 건축기법이 적용돼 전라도·경상도 간 건축 교류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안동 봉정사 덕휘루」는 1680년 건립돼 ‘덕휘루’로 불렸으며, 1818년 중수 이후 큰 훼손 없이 원형을 유지해 왔다. ‘봉정사동루기’와 ‘천등산 봉정사 덕휘루기’ 등 내부 편액 기록을 통해 건립과 중수, 사찰의 변천 과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구는 1고주 5량가로 위치에 따라 기둥과 보의 결구를 달리했고, 초익공과 평난간 등 절제된 장식은 봉정사 내 다른 건축물과의 위계를 분명히 드러낸다. 기존에 병용되던 ‘만세루’ 명칭은 사료 근거가 확인되지 않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와 소유자 의견을 거쳐 본래 명칭인 ‘덕휘루’로 바로잡아 지정했다.
「화성 용주사 천보루」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화산 현륭원으로 옮기며 능침사찰로 용주사를 창건하는 과정에서 1790년(정조 4년) 세운 누각이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2층 누각으로, 아래층을 통과해 뒤편 상부 기단으로 오르는 누하진입 방식을 취했다. 무고주 5량가 구조에 판대공이 종도리를 받치고, 초익공 앙서 위에 연화 문양을 조각하는 등 18세기 말 궁궐 건축 양식의 영향을 선명히 보여준다. 위층 강당은 좌우 익랑을 통해 출입하도록 해, 왕실 원찰 특유의 유교적 공간 구성 요소가 혼재된 점에서도 학술 가치가 높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세 누각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소유자, 관리 주체와의 협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