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력개발원이 11월부터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을 결합한 차세대 교육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삼성전자의 헤드셋 형태 XR 기기 ‘갤럭시 XR’을 활용해 기존 강의실 중심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몰입감 높은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입사원부터 고위임원까지 연간 약 2만 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삼성은 11월부터 명상, 삼성 역사체험, 리더십, 외국어, 토론 등 다섯 가지 교육 과정에 AI·XR 기술을 적용해 운영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갤럭시 XR을 착용한 채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교육생들은 갤럭시 XR을 착용한 상태에서 가상 공간 속에서 음성, 시선, 제스처 등 직관적인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주제별 맞춤 학습을 진행한다. 1938년 삼성상회 창업 당시로 돌아가 회사의 초기 공간을 탐방하는 역사체험 교육을 비롯해, 가상 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이나 회의 진행 연습을 하거나 부서 내 갈등 조율을 시뮬레이션하는 리더십 교육 등이 포함된다.

갤럭시 XR은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기술에 최적화된 기기로, 사용자가 보고 듣는 정보에 AI가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이를 통해 현실과 유사한 상황을 재현하거나 실제로 접근이 어려운 시공간을 가상으로 구현해 학습자가 몰입형 체험을 할 수 있다.

명상 교육에서는 삼성 영덕 명상센터의 자연경관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가상 공간에서 실제 현장과 유사한 환경 속 명상이 가능하며, 역사체험 교육에서는 창업 당시의 공간을 360도 시점으로 탐색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체험형 교육은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형태를 넘어 학습자가 공간 속에서 직접 탐색하고 참여하는 능동적 학습 방식을 구현한다.

AI 기반 롤플레잉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리더십, 외국어, 토론 교육에 적용된 이 프로그램은 AI 아바타와 함께 실전과 유사한 상황에서 다양한 대화와 의사결정을 연습하도록 설계됐다. 학습자는 AI 부서원과 1:1 면담을 진행하거나 AI 외국인 아바타와 외국어로 대화하고, AI 사회자가 진행하는 찬반 토론에 참여할 수도 있다. 실수에 대한 부담 없이 무한 반복 학습이 가능하며, 학습 종료 후에는 AI가 개인별 피드백과 상세 리포트를 즉시 제공한다.

삼성인력개발원은 향후 외부 교육 전문가 자문단과 교육생 피드백을 반영해 AI·XR 관련 신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기존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향후 출시될 차세대 XR 기기에 최적화된 교육 콘텐츠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삼성인력개발원 관계자는 “AI와 XR의 융합은 기업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몰입형 학습을 통해 임직원 역량 강화와 혁신적인 교육 경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