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기자
송진우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오른쪽)가 베르시포로신 포스터 발표 현장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이 글로벌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5월 16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25 미국 흉부학회(ATS 2025)’에서 베르시포로신의 임상 2상 설계 및 환자 등록 현황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를 포스터 발표 형식으로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발표는 18일 열린 ATS 공식 세션 ‘간질성 폐질환의 진단, 모니터링, 치료의 최신 동향’에서 진행됐으며,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송진우 교수가 직접 발표에 나섰다.
이번 중간 발표에서는 현재까지 등록된 환자 79명의 특성을 바탕으로 인종 구성, 병용 약물 사용 현황 등 주요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체 환자 모집 목표인 102명의 약 80%가 이미 등록을 마쳤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인 47명이 아시아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IPF 임상이 주로 백인 중심으로 진행된 것과 비교해 상당히 이례적이며, 인종별 치료 반응 차이를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환자 중 약 70%는 기존 항섬유화제인 닌테다닙 또는 피르페니돈과 병용 투여 중이며, 나머지 30%는 병용 없이 베르시포로신 단독으로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베르시포로신은 Prolyl-tRNA Synthetase(PRS)라는 콜라겐 합성 관련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경구용 신약 후보로, 섬유화의 근본 원인을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을 갖고 있다. 기존 치료제가 질병 진행을 완전히 억제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 데 반해, 베르시포로신은 표적 선택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해 차세대 항섬유화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이 후보물질은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22년에는 FDA의 신속심사(패스트 트랙) 개발 품목으로 채택됐고, 2024년 1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송진우 교수는 “이번 임상은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반응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IPF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대안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웅제약 박성수 대표는 “베르시포로신은 섬유화의 근원을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으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임상을 통해 글로벌 IPF 치료 패러다임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