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기자
유현승 시지메드텍 대표(왼쪽)와 이선호 솔렌도스 대표가 인수 체결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시지메드텍 제공
정형외과 임플란트 연구·제조 전문 기업 시지메드텍이 독일 척추 내시경 장비 전문 기업 솔렌도스(Solendos)를 인수하며 척추 수술 토탈 솔루션 구축에 나섰다.
시지메드텍은 22일 세계 최초로 경성(Rigid) 내시경을 개발한 독일 MGB사의 기술을 계승한 솔렌도스를 인수하고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를 통해 시지메드텍은 솔렌도스 지분 90%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으며, 기존 임플란트 중심의 사업 구조에 척추 수술용 내시경 플랫폼을 결합해 글로벌 척추 수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척추 수술에서 ‘눈’에 해당하는 내시경 장비를 직접 확보했다는 점이다.
시지메드텍은 그동안 케이지, 스크류 등 척추 임플란트 하드웨어와 모회사 시지바이오의 골대체재 ‘노보시스(NOVOSIS)’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여기에 솔렌도스의 내시경 카메라 시스템과 고주파(RF) 수술 장비를 더해, 수술 시야 확보부터 기구 활용, 임플란트 적용, 조직 재생까지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 구조를 완성했다.
솔렌도스는 1906년 설립된 독일 ‘MGB Endoscopy’의 100여 년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척추 수술에 특화된 내시경 장비를 개발해 온 기업이다. 특히 글로벌 척추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양방향 내시경 수술(Unilateral Biportal Endoscopy·UBE, Biportal Endoscopic Spine Surgery·BESS)에 최적화된 내시경 시스템과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솔렌도스의 척추 내시경 수술 시스템과 관련 수술 기구 세트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획득해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받았다.
시지메드텍은 이를 기반으로 2035년 약 2조 원(1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척추 내시경 시장과, 세계 최대 의료 시장으로 부상 중인 미국 외래 수술센터(Ambulatory Surgery Center·AS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사 ‘유니스페이스(UniSpace)’ 케이지와 FDA 허가용 임상을 준비 중인 노보시스 골대체재의 글로벌 확장도 병행 추진한다.
시지메드텍은 내시경 확보를 계기로 인공지능(AI) 기반 수술 보조 시스템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는 내시경 영상에서 척추, 신경, 근육 등 해부학적 구조를 실시간으로 인식·표시해 의료진의 수술 판단을 지원하는 AI 기술을 개발 중이며, 내시경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될 경우 수술 안전성과 효율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진 교육 플랫폼 전략도 강화한다. 척추 내시경 수술은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술기인 만큼, 시지메드텍은 솔렌도스 인수를 계기로 의료진 대상 교육 프로그램과 트레이닝 환경을 구축해 장비 도입부터 술기 습득, 임플란트 활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2026년 7월 개관 예정인 대웅제약 마곡 C&D(Connected & Development) 센터 내 ‘대웅술기센터(가칭)’를 거점으로 척추 내시경 수술 교육과 실습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유현승 시지메드텍 대표는 “솔렌도스 인수는 척추 수술의 핵심인 ‘보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수술 하드웨어와 시야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해, 차별화된 척추 수술 플랫폼 확장 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 광학 기술 기반 내시경과 한국의 척추 수술 노하우,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한 새로운 척추 수술 환경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