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5년 3분기 잠정 실적(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437억 원, 영업적자 343억 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폐지 등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둔화되며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향 판매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이에 따른 가동률 회복 지연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4분기 이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AI용 회로박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국내 배터리 고객사들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 힘입어 전지박 부문 역시 북미 지역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 유일의 회로박 제조기지인 익산공장의 생산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탈중국’ 소재 수요를 충족하고, 고객사 제품의 공급 안정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북미 ESS 시장에서는 용도별 제품 차별화와 기술 맞춤형 전략을 통해 기존 고객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신규 고객사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회사는 AI 데이터센터의 고속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고부가 회로박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익산공장의 전지박 생산라인을 AI용 회로박 라인으로 전환 중이다. 이를 통해 AI용 회로박 생산능력(CAPA)을 2026년까지 기존 대비 1.7배, 2028년까지 5.7배 확대할 계획이다.
익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회로박은 신호 전송 손실이 낮은 고성능 물성을 갖춰 초고속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회사는 국내 배터리 고객사의 북미 ESS 시장 진출 확대에 맞춰, 극박·후박 제품군의 기술적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 이상 두께의 고난이도 후박을 자체 제조할 수 있으며, 초극박·고강도·고연신 특성을 동시에 구현한 ‘HiSTEP’ 제품도 양산 중이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AI용 고부가 회로박과 ESS용 전지박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시장의 불확실성에 신속히 대응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빠르게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5년 3분기 말 기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연결 부채비율은 23.7%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투자 확대와 생산능력 확충에 필요한 자금 유연성을 지속 확보할 계획이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