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주원호 함정·중형선사업부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 과 루이스 실바(Luis Richard Silva López) SIMA 조선소 사장(주 사장 오른쪽)이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페루 잠수함 공동개발 및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페루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개발 사업에 본격 참여하며 K-방산 수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본사에서 페루 국영 조선소인 시마(SIMA, Servicio Industrial de la Marina)와 ‘페루 잠수함 공동개발 및 건조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내년 페루에서 열리는 ‘APEC 2025’를 계기로 양국 간 조선·방산 기술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이번 LOI는 지난해 11월 페루 APEC 정상회의에서 체결된 양사 간 양해각서(MOU), 그리고 올해 4월 리마에서 열린 SITDEF(국제 방산·재난 대응 기술 전시회)에서 맺은 합의각서(MOA)에 이은 성과로, 페루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을 위한 공동개발 및 건조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단계다.

체결식에는 HD현대중공업 주원호 사장과 방위사업청 방극철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을 비롯해 테레사 메라(Teresa Stella Mera Gómez) 페루 무역관광부 장관, 하비에르 브라보 데 루에다(Javier Bravo de Rueda Delgado) 해군 사령관, 폴 두클로스(Paul Duclos Parodi) 주한 페루 대사, 페르난도 캄포스(Fernando Quiroz Campos) 페루 외교부 오세아니아·아시아 국장, 루이스 실바(Luis Richard Silva López) SIMA 조선소 사장 등이 참석했다.

LOI에 따라 양사는 향후 ▲페루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및 생산 협력 방안 ▲기술이전 및 산업 협력 범위 등 구체적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이를 토대로 단계별 설계 및 건조 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과 SIMA는 올해 안에 공동개발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에서 페루 해군 및 SIMA 핵심 기술진과 함께 공동개발을 수행하며, 페루 해군의 요구 조건에 최적화된 신형 잠수함의 기본 및 상세 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방위사업청·외교부·국방부 등 관계 기관의 협조를 받아 본격적인 건조 단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SIMA와 함께 다목적 호위함(Frigate), 초계함(OPV), 상륙지원함(BALOG) 등 총 4척의 함정을 공동 건조 중이다. 이를 통해 기술이전, 현지 인력 양성, 조선 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루이스 실바 SIMA 조선소 사장은 “이번 LOI 체결은 남미 해군 역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잠수함 공동개발 프로젝트로 평가된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페루를 비롯한 남미 지역의 조선 및 방산 기술 자립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주원호 함정·중형선사업부 사장은 “페루 해군과의 수상함 공동 건조 사업을 통해 양국의 조선산업 협력이 크게 진전됐다”며, “이번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은 HD현대중공업의 축적된 잠수함 설계·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페루 해군의 해상 전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