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 전경/사진=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오랜 세월 마을을 보호해 온 전통 마을 숲인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을 국가지정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은 전북 고창군 성송면 하고리 삼태마을 앞 삼태천을 따라 약 800m 길이로 형성된 마을 숲으로, 마을 주민들이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성했다. 이 숲은 바람을 막는 방풍림이자 하천 주변 농경지를 보호하는 호안림 역할을 해왔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왕버들 군락지가 자리하고 있으며, 높이 10m, 줄기 둘레 3m를 넘는 왕버들 노거수 95주를 비롯해 버드나무, 팽나무, 곰솔, 상수리나무, 벽오동 등 다양한 수종의 큰 나무 224주가 안정적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삼태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배 모양을 하고 있어, 마을 주민들은 삼태천 양 둑에 숲을 조성해 마을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보호했다고 전한다. 이 숲은 주민들 사이에서 신성하게 여겨졌으며, 훼손될 경우 재앙이 올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보호되어 왔다.
또한, 「전라도무장현도」에서도 삼태마을숲이 확인되며, 이는 1830년대 이전부터 숲이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당시에도 무장현 지역에서 중요한 상징적 숲이었음을 시사한다.
국가유산청은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이 마을 공동체의 신앙과 정체성을 결합한 상징적 자연유산이며, 주변 농경지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한 수종의 노거수들이 안정적인 숲을 이루는 점 등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9월 25일 오후 삼태마을 회관 앞에서 숲을 보호해온 주민들과 함께 천연기념물 지정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고창농악보존회의 공연, 삼태마을숲 소개 영상 상영, 지정 추진 경과 보고, 관리단체 지정서 전달, 유공자 표창 등이 진행됐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고창군과 협력하여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자연유산을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보존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