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환경부가 외래 곤충인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량 발생해 주민 불편이 심각해진 인천 계양산 일대에 현장 대응 인력과 장비를 긴급 투입했다고 4일 밝혔다.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2015년 국내 처음 확인된 이후 매년 여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해왔다. 특히 올해는 계양산 인근에서 유례없이 개체 수가 급증해 악취와 불쾌감을 유발, 주민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인천시 계양산 러브버그 사진 (캡처)
이에 환경부는 본부와 국립생물자원관,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소속 인력 37명을 긴급 파견하고, 계양구청 방제 인력 10여 명과 합동으로 방제 작업에 나섰다.
현장에는 송풍기, 포충망, 살수장비 등이 투입됐으며, 러브버그 사체에서 나는 악취 제거를 위해 대규모 수거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또한, 러브버그의 빛 유인 특성을 이용한 ‘광원 포집 장비’가 현장에 추가 설치됐다. 환경부는 지난 2일 국립생물자원관이 시범 운영한 포집기 4대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유인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으며, 이날 3대를 추가로 투입해 포집 효과를 실험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생활불편을 초래하는 곤충 전반에 대한 대응체계 구축에도 착수했다. 러브버그 외에도 대벌레, 동양하루살이, 미국선녀벌레, 깔따구 등 기후변화로 대량 발생 위험이 큰 곤충들에 대해 모니터링과 방제 기술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와 협력 중인 방제 협업 체계에 인천시, 경기도 등 인접 지자체까지 포함해 광역 협의체를 구성하고, 필요 시 24시간 대응 가능한 대책반도 운영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AI 기반 곤충 예측·방제 기술과 친환경·종 특이적 방제 기법 개발, 기후변화에 따른 신규 곤충 목록화 연구 등 R&D 투자도 확대된다.
특히 생활불편 곤충을 ‘법정 관리종’으로 지정해 예산 지원과 기술 개발이 가능하도록 제도 정비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기후위기로 생태계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곤충 대량 발생에 대한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며, “발생 초기부터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