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철 기자
지난 2011년부터 2024년까지 13년 사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행 구조가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졸업 남녀와 대학교 졸업 남성의 제조업 취업 비율은 급감한 반면, 공공서비스와 민간서비스 산업 비중은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30일 동향지 「THE HRD REVIEW」 28권 4호 조사·통계 브리프를 통해 ‘한국 25세 청년의 노동시장 이행 상황 변화: 2011년과 2024년 KEEP 데이터를 활용하여’라는 제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한국교육고용패널(KEEP)을 활용해, 2004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패널 참가자 4000명(KEEPⅠ)과 2016년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패널 참가자 1만558명(KEEPⅡ)이 각각 만 25세가 되었을 당시의 노동시장 이행 현황을 비교한 것이다.
KEEP에 참여한 만 25세 청년 임금근로자의 산업 분포/자료제공=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만 25세 청년 임금근로자들이 종사하는 산업은 2011년 대비 2024년에 제조업 비중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반면, 공공서비스와 민간서비스 비중은 증가했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 집단에서는 남녀 모두 제조업 취업 비율이 39.9%에서 23.4%로 감소했다. 반면 건설업 취업 비율은 1.4%에서 6.3%로, 민간서비스는 44.9%에서 56.5%로 각각 증가했다.
전문대학 졸업 집단의 경우 제조업(20.1%→15.7%)과 민간서비스(42.4%→39.6%) 취업 비중은 줄어든 반면, 건설업(3.5%→5.4%)과 공공서비스(32.2%→36.3%) 비중은 소폭 확대됐다.
4~6년제 대학교 졸업 남성 집단은 변화 폭이 가장 컸다. 이 집단은 2011년 제조업 취업 비율이 47.0%로 가장 높았으나, 2024년에는 23.5%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반면 공공서비스 취업 비중은 11.7%에서 31.6%로 크게 증가했으며, 민간서비스 역시 37.6%에서 41.0%로 확대됐다. 대학교 졸업 여성 집단에서도 공공서비스 취업 비중이 35.1%에서 39.8%로 증가했다.
기타 학력(주로 대학교 재학 중) 남성 집단은 민간서비스 취업 비율이 61.6%에서 57.0%로 감소한 반면, 공공서비스는 9.3%에서 16.9%로 증가했다. 기타 학력 여성 집단은 민간서비스 취업 비율이 55.9%에서 58.5%로 소폭 늘었다.
이 같은 산업 구조 변화는 2011년과 2024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만 15~29세)의 산업별·직업별 취업 분포 변화와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직업별 분석에서는 만 25세 청년 임금근로자가 가장 많이 종사한 상위 5개 직업군 가운데 ‘사무직’ 비중이 2011년 20.99%에서 2024년 9.16%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간호사’와 ‘주방장 및 조리사’가 새롭게 상위권에 진입했다.
고졸 남성(12.09%→4.55%), 고졸 여성, 전문대졸 남성(14.64%→4.57%), 전문대졸 여성(25.18%→6.59%), 대졸 여성(28.54%→13.41%) 집단 모두에서 사무직 비율이 크게 줄었다.
다만 대졸 남성은 사무직 비중이 15.52%에서 17.24%로 소폭 증가했다. 사무직 업무 내용도 2011년의 ‘경영지원’과 ‘회계·경리’ 중심에서 2024년에는 ‘안내·고객상담·통계·비서·사무보조’ 및 ‘무역·운송·생산·품질’ 관련 업무로 변화했다.
2011년 상위권을 차지했던 ‘전기·전자부품·제품 조립 및 검사원’은 고졸 남성·여성 및 전문대졸 남성 집단에서 2024년에는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대신 고졸 남성 집단에서는 ‘주방장 및 조리사’, ‘식당 서비스원’, ‘기계장비 설치·정비원’이, 고졸 여성 집단에서는 ‘주방장 및 조리사’와 ‘미용 서비스원’이 새롭게 진입했다.
전문대졸 남성 집단은 ‘기계장비 설치·정비원’, ‘운송장비 정비원’, ‘주방장 및 조리사’, ‘식당 서비스원’ 등이 상위 직업으로 나타났으며, 전문대졸 여성 집단에서는 ‘간호사’, ‘의료기사·치료사·재활사’, ‘유치원 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군의 비중이 증가했다.
대졸 남성 집단에서는 ‘기계공학 기술자’와 ‘전기전자공학 기술자’가 상위권에서 제외되고 ‘사무원’과 ‘학교교사’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새롭게 등장했다.
대졸 여성 집단 역시 ‘간호사’와 ‘학교교사’ 등 안정적 직업 비중이 확대됐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포함됐다. 기타 학력 남성 집단에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새로 나타났으며, 기타 학력 여성 집단에는 ‘주방장 및 조리사’가 진입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김지영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 임금근로자들이 종사하는 산업과 직업의 변화는 개인의 선택뿐 아니라,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산업·직업 환경 자체가 변화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디지털 전환, 서비스 산업의 고도화,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사회적 흐름이 지난 13년간 청년층의 직업 변화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행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해 그 결과를 청년 정책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엔미디어=장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