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당과 이재명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현실 속에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IPC 제공

그는 먼저 “국민 여러분께 깊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의혹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하며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의혹 제기가 이어지는 정치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그는 “하나의 의혹이 확대·증폭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며, “우리 정치가 더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믿어왔기에 제 자신에게도 끝까지 묻고 또 물었다”고 말했다.

거취를 둘러싼 고민에 대해서는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제 거처 문제와도 맞닿아 있었다”며, “이 과정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의 책무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당과 정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퇴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거나 덜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뒤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퇴와 함께 당의 향후 입법 과제에 대한 당부도 전했다. 그는 “국민의 더 나은 삶과 더 좋은 나라를 위해 약속했던 민생법안과 개혁법안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며 당 지도부와 원내 구성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진석 운영수석과 부대표단, 당직자와 보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그는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며, “앞으로 모든 과정과 결과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