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모래시계가 자리한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정동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해맞이 행사가 펼쳐진다.

 정동진 해맞이 행사에 모인 인파/사진=IPC 제공

정동진 해맞이 행사는 단순한 일출 행사를 넘어, 해가 지는 순간부터 새해가 시작되는 시간의 흐름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그 중심에는 정동진의 상징인 대형 모래시계가 있다.

정동진은 1990년대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대중적 명성을 얻었다. 강릉시는 이러한 상징성과 함께 새천년을 기념하고 인류의 평화와 희망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지난 2000년 이곳에 세계 최대 규모의 모래시계를 설치했다.

지름 8.06m, 무게 40톤에 달하는 이 모래시계는 모든 모래가 떨어지는 데 정확히 1년이 소요되도록 설계됐으며, 매년 12월 31일 자정에 시계를 뒤집는 ‘회전식’이 진행된다. 이 장면은 한 해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간의 시작을 상징하는 정동진만의 대표적인 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는 모래시계가 설치된 이후 25번째 회전식을 맞는 해로,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마지막 모래알이 떨어지는 순간 시계가 회전하며 새로운 모래가 흐르기 시작하는 장면은 지나간 시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상징적 순간으로, 방문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설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 당일인 31일에는 정동진 특설무대에서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0시 30분까지 공연과 소망트리 운영, 전통놀이 체험존 등이 마련된다. 자정에는 신년 카운트다운과 불꽃놀이가 이어지며 새해 맞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강릉시 전역에서도 ‘2026 해맞이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경포해변 중앙광장에서는 31일 오후 8시부터 카운트다운 행사와 불꽃놀이가 진행되며, 말띠해를 맞아 조성된 ‘붉은 말’ 포토존과 라이트닝존 등이 설치돼 젊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전망이다.

또한, 주문진해수욕장과 강남동 모산봉, 성덕동 남항진해변 등지에서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소원 빌기 행사와 떡국 나눔 등이 열려 따뜻한 새해 분위기를 더한다.

강릉시는 대규모 인파가 예상됨에 따라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일출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전담 인력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경포와 정동진 권역에 관리본부를 운영하고, 바다부채길 등 일부 위험 시설에 대한 출입 통제와 편의시설 확충 등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엄금문 강릉시 관광정책과장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안전한 환경에서 새해 소망을 빌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2000년 새천년의 희망을 안고 설치돼 25번째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정동진 모래시계처럼, 2026년이 모두에게 도약의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