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기자
LG화학이 개발한 경구용 희귀비만증 치료제 ‘비바멜라곤(구명: LB54640)’이 임상 3상 진입을 위한 청신호를 켰다.
미국 바이오 기업 리듬파마슈티컬스(이하 리듬社)가 해당 신약의 임상 2상 주요 결과를 발표하며, 미국 및 유럽 규제당국과 임상 3상 설계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듬社는 지난해 7월부터 시상하부 기능 손상으로 식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12세 이상 시상하부비만증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총 14주간 비바멜라곤을 복용했고, 체질량지수(BMI) 변화를 통해 약물의 효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고용량군(600mg)에서는 평균 9.3%p의 BMI 감소가 나타났고, 중용량군(400mg)과 저용량군(200mg)에서도 각각 7.7%p, 2.7%p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오히려 2.2%p 증가해 비바멜라곤의 유효성이 부각됐다. 전반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도 우수했으며, 주요 이상 사례로는 경미한 설사와 오심이 보고됐다.
이번 임상 결과는 리듬社의 기존 주사제 치료제 ‘세트멜라노타이드’와 유사한 효능을 경구제로도 구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리듬社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과 임상 3상 진입을 위한 자문 회의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비바멜라곤의 제형 개선 연구도 병행할 예정이다.
리듬社는 오는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내분비학회(ENDO) 연례 회의에서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비바멜라곤은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포만감 유전자(MC4R) 작용제로, 지난 1월 리듬社에 글로벌 라이선스를 이전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선급금 1억 달러 중 4000만 달러를 올해 3분기 실적에 반영하며, 향후 허가 및 상업화 단계에 따라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추가로 수령할 수 있다.
리듬社 데이빗 미커 대표는 “이번 임상 결과는 시상하부비만증 환자 치료에서 비바멜라곤의 가능성과 적정 용량 범위를 보여줬다”며, “규제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임상 3상을 조속히 설계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희귀비만증 치료 분야는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비바멜라곤을 통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