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울산급 Batch-Ⅲ(충남함) 항해 시운전 모습/사진=방위사업청 제공
해군과 방위사업청이 20일 오전 경남 고성 SK오션플랜트에서 최신예 3600톤급 호위함인 울산급 Batch-Ⅲ 2번함 「경북함(FFG-829)」의 진수식을 거행했다.
이번 진수식은 국내 조선기술과 방위산업 기술이 융합된 차세대 전투함의 탄생을 알리는 뜻깊은 자리로, 경북함은 해군의 노후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할 주력 함정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진수식에는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방극철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이사 등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사업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유공자 포상, 축사, 진수 및 안전항해 기원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해군 관례에 따라 진수줄은 주빈의 부인 최혜경 여사가 절단했으며, 이는 새로 태어난 생명에 생기를 불어넣는 상징적 의식을 뜻한다.
경북함은 2021년 12월 SK오션플랜트와의 건조 계약 이후 2023년 착공식, 2024년 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됐다. 길이 129m, 폭 14.8m, 높이 38.9m 규모의 이 함정은 5인치 함포,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 대함·대공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장거리 대잠어뢰 등 강력한 무장을 탑재하고 있으며, 해역방어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특히 경북함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MFR)와 적외선 탐지추적장비가 집약된 복합센서마스트(ISM)를 탑재했다. 이로 인해 기존 Batch-I(인천급), Batch-II(대구급) 함정보다 향상된 대공 및 대함 표적 탐지·추적 성능을 갖추었으며, 스텔스 성능까지 강화되었다.
또한, 대잠작전 능력도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디젤과 가스터빈 혼용)와 함께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했으며, 국산 선체 고정형 소나(HMS)와 예인형 선배열 소나(TASS)를 통해 고성능 대잠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축사에서 “경북함은 대한민국의 조선기술과 국방과학기술의 정수로, 국산 정밀 탐지장비와 강력한 무장으로 바다에서 국민을 지킬 것”이라며, “앞으로 해역함대의 핵심 전력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사청 방극철 본부장도 “경북함은 국내 과학기술의 집약체로, 조선과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례”라며 그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경북함이라는 함명은 2024년 11월 함명 제정위원회에서 특별·광역시 및 도(道) 명칭을 따르는 전통에 따라 확정되었다. ‘경북함’이라는 이름은 이번이 세 번째로, 첫 경북함(PG-85)은 1967년, 두 번째 경북함(FF-956)은 1986년에 취역해 2019년까지 대한민국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활약한 바 있다.
특히 1988년 순항훈련 당시 마산함과 함께 국산 호위함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하며 해군의 원양작전 능력을 입증했다.
경북함은 시험평가를 거쳐 2026년 6월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작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진수식은 함정이 처음으로 물에 띄워지는 공식 행사로, 배의 탄생과 항해 안전을 기원하는 전통적 의미를 갖고 있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