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국무회의/사진=대통령실 제공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신설과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사외이사 명칭 변경 등을 담은 개정 상법이 1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은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수주주 권익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개정 상법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며 확정됐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조항은 공포 즉시 시행되며, 감사위원 선임 규정과 독립이사 관련 규정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될 예정이다. 전자주주총회 의무화는 실무 준비기간을 고려해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신설이다. 기존에는 이사의 충실의무가 회사에 한정됐으나, 앞으로는 모든 주주의 이익 보호와 공정한 대우가 법적으로 명문화된다. 이는 지배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에 제동을 걸고, 소수주주 권리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전자주총 제도도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상장회사는 G20과 OECD 등 국제 기준에 맞춰 전자적 방식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되며,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는 이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구체적인 대상 기업은 시행령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사외이사 제도는 명칭이 ‘독립이사’로 바뀌고 비율도 상향된다. 일반 상장회사는 이사회 내 독립이사 비율을 기존 4분의 1 이상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대형 상장회사는 현행과 같이 과반수 유지 규정을 따른다.
법무부는 “이 같은 변화가 이사회의 공정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상장회사 감사위원 선·해임 시 적용되는 ‘합산 3% 룰’도 손질됐다. 기존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개별적으로 계산했지만, 앞으로는 사내이사·독립이사 구분 없이 합산해 3%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이 바뀐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 상법은 소수주주 보호와 이사회 기능 강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인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며, “경영진 행동기준을 구체화하는 가이드라인 마련과 추가 제도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