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결 기자
싱어송라이터 윤대천이 5일 싱글 ‘졸업, 먼 훗날 우리’를 발표했다.
‘졸업, 먼 훗날 우리’는 학창 시절의 끝에서 마주한 이별과 성장,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약속을 담은 곡이다.
윤대천 ‘졸업, 먼 훗날 우리’ 앨범 재킷
윤대천이 고등학교 3학년 말, 졸업을 앞두고 만들었던 이 노래는 오랜 시간이 지나 한국의 졸업 시즌인 2월 초에 맞춰 세상에 공개되며 그의 음악 여정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작사·작곡·편곡은 윤대천이 직접 맡았으며, 디씨피레코드가 기획·제작을, 아토엔터테인먼트가 유통·배급을 담당했다.
이 곡은 윤대천이 고교 시절 몸담았던 록밴드 동아리 경험에서 출발했다. 당시 그는 키보드 파트를 맡고 있었고, 졸업식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은 동아리의 전통이었다. ‘졸업, 먼 훗날 우리’ 역시 친구들과 졸업식 무대에서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졌지만, 낮아진 자존감과 스스로 쌓아 올린 마음의 벽으로 인해 끝내 동아리 멤버들에게 들려주지 못한 채 마음속에 남게 됐다.
시간은 어느덧 10년 이상 흘렀지만, 윤대천에게 이 곡은 여전히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학교를 떠나던 날의 공기, 정들었던 친구들과의 이별, 그리고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까지, 그는 이 노래를 떠올릴 때마다 졸업이라는 사건에 얽힌 설렘과 아쉬움이 동시에 밀려온다고 전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졸업과 이별의 정서가 가장 짙은 시기인 2월 초에 곡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싱글의 뮤직비디오는 가상의 인물 ‘경우’와 ‘우인’을 중심으로 윤대천의 실제 학창 시절 경험을 캐릭터 서사로 재구성했다. 고등학생 시절 처음 음악의 꿈을 품게 된 순간부터 함께 밴드를 하며 보낸 시간, 그리고 각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을 차분히 따라간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따뜻한 질감을 기본 콘셉트로 삼고, AI 기술을 활용해 기억 속 장면들을 동화처럼 구현함으로써 현실과 회상의 경계를 흐린다. 영상은 서로의 꿈이 달라졌음에도 졸업이라는 마지막 순간에 다시 함께 무대에 올라 각자의 앞날을 응원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아트워크 역시 시간의 간극이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담아냈다. 배경에 사용된 악보는 윤대천이 고등학교 시절 직접 손으로 기보했던 자작곡 노트의 실제 악보이며, 그 위에는 최근의 사진을 바탕으로 실제 졸업했던 학교의 교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연필 스케치처럼 재현했다.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시선을 한 화면에 겹쳐 놓은 이미지는, 그때 전하지 못했던 노래를 지금의 자신이 다시 꺼내어 세상에 내놓는 과정을 상징한다.
가사는 ‘오지 않을 것만 같았어 / 언제쯤 우리들도 어른이 될까’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시간이 흐르며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정들었던 친구들과의 추억,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는 마음, 그리고 ‘비록 함께할 순 없어도 문득 한 번씩 서로를 생각하자’는 조용한 다짐이 반복된다. 이 곡은 이별을 극적으로 포장하기보다, 졸업이라는 순간을 통해 각자의 삶으로 흩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차분히 받아들인다.
‘졸업, 먼 훗날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는 ‘함께하지 못함’이 아니라 ‘잊지 않음’에 있다. 세월이 흐른 뒤 삶이 버겁고 지치는 순간에도 서로에게 약속했던 꿈만은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 약속이 지금은 닿지 않더라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를 바라는 시선이 곡 전반에 깔려 있다.
윤대천은 이 곡에 대해 “그때는 끝내 꺼내지 못했던 노래지만, 지금은 그 미완의 시간까지도 포함해 받아들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발표되지 못한 채 남아 있던 곡을 다시 꺼내는 과정은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이 노래는 특정한 누군가에게 보내는 메시지이자, 그 시절을 지나온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인사처럼 다가온다.
2018년 데뷔 싱글 ‘Me Lody’를 시작으로 정규 앨범 ‘Crescents’(2024)와 여러 작품을 통해 서정성과 내면의 진솔함을 꾸준히 쌓아온 윤대천은 이번 ‘졸업, 먼 훗날 우리’를 통해 오래 마음속에 남겨두었던 시간을 비로소 기록한다.
졸업을 축하하거나 추억을 미화하기보다, 끝내 말하지 못했던 마음과 함께하지 못한 시간, 그리고 그럼에도 이어지는 삶을 이야기하는 이 곡은 졸업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넘어 인생의 여러 갈림길 앞에 선 이들에게 담담하지만 오래 남는 여운을 전한다.
[경제엔미디어=이은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