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서천읍성/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충청남도 서천군에 위치한 「서천읍성」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17일, 조선 초기의 연해읍성 축성기법과 방어체계 변천을 충실히 보여주는 서천읍성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서천읍성은 세종 연간(1438~1450년경)에 건립된 성곽으로, 금강 하구를 통해 내륙으로 침입하는 왜구에 대비하기 위해 조성된 대표적인 연해읍성이다.
총 둘레 1645m 중 약 93.3%에 해당하는 1535.5m의 성벽이 현재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천읍성은 산지의 자연지형을 활용해 축조된 드문 사례로, 일제강점기 ‘조선읍성 훼철령’(1910년)에도 대부분의 성벽이 보존되었으며, 일부 공해시설만 훼손된 상태다.
학술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서천읍성은, 1438년 반포된 『축성신도』에 따른 ‘계단식 내벽’ 구조와 1443년 이보흠이 건의한 ‘수직 내벽’ 축조기법이 동시에 확인되는 등 조선 초기 축성정책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문헌 『충청도읍지』에 따르면 서천읍성에는 원래 17개의 치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90m 간격으로 16개의 치성이 확인됐다. 이는 당시 일반적인 150보 간격(약 155m)보다 훨씬 촘촘하게 배치된 독특한 사례로, 다른 읍성에서 보기 힘든 방어 전략을 보여준다.
또한, 『문종실록』에 기록된 성터의 험준함을 입증하듯 해자를 설치하기 어려웠다는 내용과, 현재 발굴된 해자 및 1.5~2m 간격의 수혈유구 등은 조선 초기 성곽 구조와 방어체계의 구체적인 모습을 생생히 전해준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