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지난 9일(현지 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K2 전차 및 K808 차륜형장갑차 공급 총괄합의 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호르헤 자파타 페루 조병창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에르네스토 알바레스 페루 국무총리, 페르난도 로스피글리오시 페루 국회의장,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세사르 디아스 페루 국방부장관, 세사르 브리세뇨 페루 육군 총사령관, 오스왈도 까예 따예도 페루 육군 총참모총장, 호르헤 아레발로 페루 육군 군수사령관, 최종욱 주페루 대한민국 대사, 김태곤 방위사업청 국제협력관/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이 9일(현지 시간) 페루 리마에서 페루 육군 및 페루 육군 조병창(FAME S.A.C.)과 K2 전차 및 K808 차륜형장갑차 공급을 위한 총괄 합의서(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현대로템은 추후 체결될 이행 계약을 통해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장갑차 141대를 페루에 공급할 예정이다.
페루 정부는 국가 안보 역량 강화와 국방 기술 자립을 목표로 군 현대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사업은 육군 지상전력 현대화 계획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번 합의서에는 지난해 체결된 지상장비 협력 총괄 협약을 기반으로 품목, 물량, 예산 등 사업의 주요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양측은 향후 사업 본격화를 위한 이행 계약을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로템은 단순한 장비 공급을 넘어 페루 방위산업 육성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페루 측과 공동으로 조립공장을 구축하고 일부 생산 공정을 현지화하는 등 산업 기반 조성에 협력할 계획이다.
또한, K2 전차와 K808 장갑차의 안정적인 전력화를 위해 장비 획득·운용에 필요한 교육훈련과 종합 군수지원을 제공해 페루가 중남미 지역의 방산 허브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다.
이번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국산 전차의 중남미 첫 수출이라는 기록이 세워진다. 국산 전차 완성품의 해외 수출로는 폴란드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6000만 달러 규모의 K808 장갑차 30대 공급 계약을 수주하며 페루 시장에 첫 진출한 데 이어, 이번 합의를 통해 추가 장갑차 물량과 전차 공급까지 수주 가능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합의 성사에는 ‘APEC 2025 KOREA’ 준비 과정에서 촉발된 외교·산업 협력의 시너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APEC 기간 정상외교 및 민간 포럼을 연계해 K-방산 기술력을 적극 홍보하고 다자 협력을 강화했으며, 이러한 지원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방산 수출이 국가 간 협력에 기반한 만큼 정부의 역할도 결정적이었다. 국방부, 외교부, 방위사업청 등 관계 기관은 우리 장비의 경쟁력 홍보와 협상 과정 지원, 걸림돌 해소 등을 통해 계약 성사를 뒷받침했다.
정부 역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페루와의 방산 협력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했다.
현대로템은 정부와 관계 기관의 지원 덕분에 K-방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총괄 합의를 체결할 수 있었다며, 국내 유일 전차 생산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써 방산 4대 강국 도약이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