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국가유산청은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甲冑)와 갑주함(甲冑函)」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甲冑)와 갑주함(甲冑函)-갑옷(정면)/사진=국가유산청 제공
‘갑주’는 갑옷과 투구를 함께 일컫는 말로, 갑옷은 화살이나 창검을 막기 위해 쇠와 가죽으로 만든 비늘(미늘)을 붙여 제작한 옷이며, 투구는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쇠와 가죽으로 만든 머리 장식이다. 현재 전해지는 조선시대 갑주의 대부분은 19세기 이후 제작된 것이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유물은 1975년 온양민속박물관 개관 준비 과정에서 박물관 설립자 구정 김원대(1921~2000) 선생이 지인의 집안에서 전해 내려오던 유물을 구입하여 소장한 것으로, 갑옷과 투구뿐 아니라 이를 보관하는 갑주함까지 온전히 남아 있어 희귀성이 높다.
대상 유물은 19세기 후반 제작으로 추정되며, 높은 공예 수준으로 미뤄볼 때 왕실 의장용 또는 전시용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구성품이 온전하고 보존 상태가 우수해 조선말기 갑주와 투구의 형태적 특징을 잘 보여주며, 정교한 금속 장식과 문양을 통해 뛰어난 예술성과 조형미를 확인할 수 있다.
갑옷은 홍색 전과 청색 운보문단으로 제작된 두루마기형 전갑의 형태로, 좌우대칭이며 소매가 짧고 양 옆이 트여 있어 활동이 편리하다. 겉감에는 금속 둥근 두정 장식을 일정 간격으로 부착하고, 사조룡과 호랑이 형상, 여의주 등을 장식하였다. 특히 양 어깨의 용 형태 견철은 네 마디로 나뉘어 입과 혀가 움직이도록 정교하게 제작됐다.
투구는 정수리 장식, 감투, 목 보호용 드림으로 구성되며, 금속 바탕에 은입사로 장식된 감투 위에 봉황과 사조룡을 정교하게 부착했다. 앞쪽에는 금속 차양과 이마가리개를 설치해 보호 기능을 강화했고, 중앙에는 백한 투각 옥판을 부착해 장식성을 높였다. 감투 위 간주에는 보주와 화염문 등 정교한 장식이 돋보인다.
갑주함은 전통 목칠 기법으로 제작되었으며, 내부는 갑옷과 투구를 효율적으로 분리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소형 간주함과 보자기는 투구 위 간주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장치로, 갑주를 안전하게 보관하려는 조선시대 장인들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와 갑주함」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향후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민속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