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기자
개운산마을 투시도/이미지=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제공
서울 성북구 종암동 81-188번지 일대에서 추진 중인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이 9월 24일 오전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로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패시브 나무아파트를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총 사업 면적은 5097㎡로, 지하 3층~지상 20층 규모의 아파트 130세대가 들어선다. 이 가운데 철근콘크리트 구조 112세대와 목조 구조 18세대가 함께 지어지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설계는 간삼건축, 시공은 보미건설, 감리는 아이티엠건축, 건설사업관리는 한미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은 더워터멜론이 맡는다.
특히 목조 아파트는 핀란드의 글로벌 공학목재 기업 스토라 엔소의 자재를 활용해 건축된다. 철근콘크리트로 시공할 경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5130t에 비해, 목구조는 1062t 수준으로 79% 이상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차량 2만 대가 서울~부산을 왕복할 때 배출하는 양에 해당한다.
아파트는 외단열을 적용한 ‘패시브 하우스’ 방식으로 설계된다. 외부 에너지원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도 실내 온도와 쾌적성을 유지할 수 있어, 난방·냉방 에너지 사용을 70~90% 절감할 수 있다. 주로 고급 단독주택에 적용되던 방식을 아파트 단지에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
사업은 소규모 정비방식인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진행되며, 조합원 전원이 초기부터 사업에 100% 동의한 점도 특징이다. 조합은 정비업체에 용역을 맡기지 않고 조합원들이 직접 운영하며, BIM(건축정보모델링) 기반 설계·시공·관리 체계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였다.
세대 설계 역시 획일성을 벗어나 11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층간소음을 줄이는 복층형(69㎡·75㎡·115㎡) △세대 구분형(93㎡·133㎡) △타운하우스형 등 다양한 평형이 마련됐다.
전체 130세대는 20층·13층·11층 아파트동과 타운하우스 10세대로 구성돼 ‘타운 아파트’ 콘셉트를 구현한다.
사업은 지난 2021년 4월 조합 설립 이후 2022년 건축심의 통과, 2023년 사업시행 인가, 2024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심사 등을 거쳐 안정성을 확보했다. 일반 분양은 2027년 상반기에 이뤄지며, 준공은 2028년 6월 예정이다.
원주민 재정착률도 눈에 띈다. 현재 기준 조합원의 90%가 재정착 의사를 밝혔으며, 최종적으로 80% 이상의 재정착률을 목표로 한다. 이는 대규모 정비사업 평균 재정착률(약 27.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입지는 지하철 4호선 길음역, 6호선 고려대역, 2028년 개통 예정인 동북선 종암경찰서역과 가까우며, 내부순환도로와 인접해 교통 편의성이 높다.
인근에는 개운초·종암중·개운중, 서울사대부고, 고려대 등 학군과 성북소방서·성북평생학습관 등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이원형 개운산마을 조합장은 “단독주택의 여유로움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결합한 ‘타운 아파트’를 만들고 싶었다”며, “국내 최초 탄소중립 패시브 나무아파트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원주민이 함께 돌아오는 모범적 정비사업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김혜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