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국민 10명 중 4명은 향후 1년간 우리 경제가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39%로, ‘좋아질 것’ 35%를 4%포인트 앞섰다. 이는 지난달 조사보다 경제 비관론이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일 순방 경제인 간담회를 열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정당 지지도별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 61%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는 70%가 ‘경기 악화’를 예상했다. 무당층에서는 49%가 경기 악화를 우려했다.
살림살이 전망은 비교적 균형을 이뤘다. ‘좋아질 것’과 ‘나빠질 것’이 각각 25%였고,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49%로 가장 많았다. 다만 생활수준별로는 차이가 컸다. 상·중상층에서는 30%가 개선을 기대했지만, 하층에서는 54%가 악화를 우려했다.
국제분쟁에 대한 전망에서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응답자의 45%가 ‘국제분쟁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해 ‘감소할 것’ 18%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20·30대와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자 사이에서 분쟁 증가 전망이 높았다.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는 미국의 중요성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관계 주요국으로 미국을 꼽은 응답이 76%였고, 중국은 12%에 그쳤다. 이는 2014년 이후 미·중 격차가 최대치다. 경제 관계에서도 미국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미국과의 관계가 우리 경제에 중요하다는 응답은 70%, 중국은 21%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젊은 층에서 미국 중시 경향이 뚜렷했다. 18~29세와 30대에서는 각각 78%, 87%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국 관계 중요성에 동의했지만, 70대 이상에서는 75%에 그쳤다.
정당별 차이도 컸다. 국민의힘 지지자의 91%가 미국과의 관계 중요성을 강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68%였다. 경제 관계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자 85%,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64%가 미국을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갈등 심화와 국제 정세 불안이 여론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이 경제 불안감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