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홍 기자
KB금융그룹 여의도 본사 전경/사진=KB금융그룹 제공
KB금융그룹이 24일 인터넷과 모바일 생중계를 통해 2025년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실적은 금리 하락이라는 외부 환경 속에서도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 잡힌 성장과 전략적 포트폴리오 운영을 통해 실적 개선과 자본 건전성, 주주환원, 사회적 가치 실현까지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반기 KB금융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3조43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03%로 자본효율성도 크게 개선됐다. 2분기 순이익은 1조7384억원으로,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 덕분에 견조한 수익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순수수료이익의 성과다. 2분기 순수수료이익은 1조320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분기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방카슈랑스, 증권 브로커리지, 자산운용 등 비이자 부문 수익 확대에 힘입은 것이다.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KB금융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6월 말 기준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74%, BIS자기자본비율은 16.36%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KB금융은 주당 920원의 현금배당과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정해 총 3조1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을 예고했다.
KB금융 재무총괄 나상록 상무는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은 KB만의 주주환원 프레임워크에 따른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총주주환원율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과 자본력, 일관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시장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운영 효율성 지표인 CIR(총비용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상반기 기준 36.9%로 40% 이하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으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조3107억원,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54%로 위험관리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와 함께 KB금융은 금융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주력하고 있다. 2분기 ESG 기반 사회적 가치는 8023억원,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총 1조5871억원에 달했다. 이는 포용금융, 자영업자 지원, 청년 일자리 창출, 저출산 대응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의 결실이다.
KB국민은행은 2025년 상반기 동안 금리 하락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축소에도 불구하고, 방카슈랑스와 투자금융 부문의 수수료 수익 확대, 전년도 ELS 관련 충당부채 소멸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 2조18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817억원 증가했다. 2분기에는 1조161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분기 대비 13.1%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원화대출금은 372조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고,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각각 0.31%, 0.35%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NIM은 1.73%로 하락했으나, 이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자산 수익률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KB증권은 상반기 동안 증시 회복과 금리 하락 등 우호적인 외부환경 덕분에 총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선제 적립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3389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2분기에는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와 대형 딜 주선, 투자형 IB 부문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비경상비용 인식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11.6% 감소한 15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장기 인보험 매출 증가와 보유채권 평가이익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IBNR 준비금 환입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보험영업손익이 줄어들며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55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특히 2분기에는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펀드 배당·평가 손익 하락과 미국 금리 하락폭 축소로 구조화채권 평가이익이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244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 감소했다. 다만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약 9.2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3.3%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상반기 동안 카드 이용금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과 채권매각 관련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1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4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부실채권 매각 확대로 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줄어들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14.6% 증가한 968억원을 기록했다. 연체율과 NPL비율은 각각 1.40%, 1.20%로 개선되었으며, NPL커버리지 비율은 271.2%로 안정적인 손실흡수력을 유지하고 있다.
KB라이프는 상반기 동안 신계약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 효과로 인해 예년과 유사한 1891억원의 당기순이익(개별 기준)을 시현했다. 2분기에는 저축연금 판매 확대와 채권 리밸런싱을 통한 투자손익 개선으로 당기순이익이 102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계약서비스마진(CSM)은 3조88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3% 증가해 보험사의 장기 수익 기반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은 상반기 실적을 통해 금리 하락, 경기 둔화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 건전한 자산관리, 시장 친화적인 주주환원,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달성하는 ‘균형 잡힌 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하반기에도 KB금융의 행보에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경제엔미디어=박철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