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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라이더 호주 사막을 달리다
  • 기사등록 2025-03-2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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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ADVENTURE에 실린 정윤배 작가의 기사/자료제공=정윤배 여행작가

호주는 1920년대 레이싱 대회가 열렸을 만큼 모터스포츠 선진국이다. 필자는 2019년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호주의 아웃백이라는 사막을 단독 횡단한 사실이 알려져 호주의 정평 있는 Adventure Rider Magazine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호주에서만 모터사이클로 60,000km를 달린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와 한국의 모터스포츠, 모터사이클 문화, 투어링 등 전반에 걸쳐 개인의 경험담과 한국과 호주의 이륜차 문화를 비교한 내용을 2차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 편집자주.

 

Adventure Rider Magazine https://advridermag.com.au/은 호주의 멜버른에 있는 정기간행물 출판사이다. 정평있는 모터스포츠 월간지로 호주 전역의 서점과 가판대, 공항에서 접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에서 전용 앱을 설치해 볼 수도 있다.

 

L1 397 Chapel Street, South Yarra, Melbourne, VIC, Australia, Victoria

https://www.facebook.com/AdventureRiderMagazine

 

다음 내용은 SNS를 통해 Adventure Rider Magazine 이하 ARM 인터뷰 요청에 9개의 질문지를 받아 답변한 내용이다. 

 

ARM : Name: 

 

_.정윤배 : 영문명 Rally Jung. 따로 영문명을 쓸 필요 없이 윤배라는 발음이 영어로 그대로 표현되어 랠리 정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YUNBAE.’라는 한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ARM : Bike(s): 

 

_.정윤배 :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터사이클(이하 바이크)는 독일의 BMW사의 2014년식 800Gs Adv이다. 이 기종은 연료탱크 용량이 24L로 항속거리가 500km 이상 되는 모델로 주유소와 주유소 간격이 300km 이상 되는 대륙에서 선호한다. 

 Walcha Rally에서 호주 라이더들과 야영

ARM : Best ride ever and why

 

-.정윤배 : 세상에는 비싸고 멋진 바이크들이 많다. 정보의 접근이 쉽고 빠르기 때문에 새로운 바이크 소식을 매일 접할 수 있다. 지금 타고 있는 바이크보다 더 나은 바이크들은 항상 공장에서 출하되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나는 그 바이크를 살 돈이 많지 않고, 그 바이크를 탈 시간도 많지 않다. 결국, 나는 지금 타고 있는 바이크가 나에게 최고의 바이크라고 자부한다.

 

ARM : How would you define ‘adventure riding’?

 

-.정윤배 : 호주에 머무는 동안, 나는 약 60,000km를 바이크로 달렸다. 호주는 깨끗한 공기, 건조한 날씨, 그리고 교통 규칙에 익숙한 운전 습관을 가진 선진국으로 바이크 타기에 정말 좋은 나라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바이크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것 자체가 모험이다. 도로에서는 자주 경적을 울리고,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일상적인 현상으로 인해 무법자들이 도사리고 있는 정글이다.

 

호주에서 5년 가뭄을 겪었고, 산불을 목격하고, 이듬해 홍수로 인한 산사태 현장을 지나기도 했다. 2019년 11월 단독으로 바이크를 타고 Cameron conner와 Simpson Desert, Oodnadata track에 갔다. 인생에서 가장 큰 모험은 호주의 사막, Red Centre에 혼자 간 것이다.

 

호주의 Outback으로 갔을 당시 기온은 48도였고, 특히 William creek에서 Pink House까지 2시간 40분이 가장 힘들었다. 호주의 사막이라고는 하나 11월의 Red centre의 기온이 48도까지 오르지 않는데, Outback의 혹독함을 겪어 보란 듯이 사막 열풍이 이틀에 걸쳐 불었다. 폭우로 인해 도로가 계곡이 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경험했다. 아름다운 숲이 지옥의 불구덩이가 되는 것도 지나갔다. 매일 성당에 가시는 어머님의 기도 덕분에 위험한 순간을 무사히 지나간 것 같다. 당시 견디기 힘든 순간순간이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행복한 순간의 연속이다. 

 

내 주변의 친지, 직장 동료 중에서 어드벤처 바이크를 타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필자의 나이는 한국 나이로 64세이다. 내가 바이크를 처음 탄 때는 1987년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바이크를 탄다고 하면 주변에서 만류한다.

 

호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한국에서도 바이크는 과부 제조기라고 알려져 있다. 한국은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에 바이크 통행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라이더들의 문제 이전에 사회적인 인식이 라이더의 의식을 따라 서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다.

 

남성 운전자에게 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시기의 대상이기도 하고, 로망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나에게 바이크에 대해서 물어보면 먼저 부정적인 면을 이야기한다. 내 주변에서 바이크를 타면서 일어난 무시무시한 일들을 이야기로 전해준다. 사람들이 바이크를 타면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내가 겪은 위험한 순간들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한다. 저 배기량 바이크부터 타라고 얘기한다. 작은 바이크를 능수능란하게 조정하게 되면 그때 큰 바이크를 타라고 안내해 준다.

 

한국의 운전면허 체계는 문제가 많다. 자동차도 그렇고, 바이크도 그렇고 배기량에 관계없이 면허를 취득하면 맞바로 도로에 나갈 수 있다. 초보 운전자가 큰 배기량의 모터사이클을 딜러숍에서 사서, 집에 가던 길에 스로틀 조작 미숙으로 세워져 있던 차와 추돌해 사망한 사례도 있다. 이 점은 한국의 부실한 운전면허 체계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멜 깁슨 주연의 영화 Mad Max 촬영지 Broken Hill

Elliot lookout, Wyanagala lake, NSW ARM : The most interesting person you have met on an adventure ride?

 

-.정윤배 : 나의 첫 직장은 건설회사의 토목기술자이다. 처음에 맡은 업무는 평야지대와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도로 개설사업이다. 건설현장의 반 이상이 산악지대였고, 도로현장을 오가는 길 자체가 극한의 모험이기도 하다. 그곳에는 불도저, 백호우가 있고, 수시로 다이너마이트 발파가 있었다.

 

어느 날 각종 건설중장비의 엔진소리 사이로 낯선 엔진음이 들렸다. 이따금 그 소리가 들렸다 안 들렸다 해서 산악지대를 바라보는데, 바이크 한 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순간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했지만, 생소한 장면이어서 망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주변에서 일하고 있던 근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굉음을 내면서 내 앞을 스쳐 지나간 모터사이클은 선택 층이 깔린 자갈길을 쏜살 같이 내달려 산악지대를 내려와 평야지대를 향했다. 그 뒤로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은 흙먼지 한줄기가 사라질 때까지 서서 바라봤다. 1987년의 일인데 지금까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억한다.

 Bra China, Flinders range, South Australia

ARM ; Your favourite piece of gear and why?

 

-.정윤배 : 모터사이클에서 있어서 안전 관련 장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안전을 더해 멋을 추구하는 것은 그다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바이크를 탈 때 착용하는 장비는 헬멧, 스카프, 보호되는 상의와 바지, 부츠 그리고 청력을 보호해 주는 이어 플러그. 온로드 라이더에 비해 오프로드 라이더라면 부츠에 조금 더 투자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나도 마찬가지. 오프로드 초창기 때 헬멧과 장갑, 등산화 정도만 착용했다. 풋 패그와 종아리뼈가 부딪혀 골절이 되는 일이 있었다. 그 뒤 장화 형태의 오프로드 부츠를 반드시 착용한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면 어벤저스 같아 보이는 이 복장이 위험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고, 또한 멋져 보이기도 한다. 몇 년 전 호주 울런공의 딜러숍에 수리를 맡기고, 이 복장으로 시내를 걸어 다닌 적이 있다. 백화점에 들어갔는데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받았다. 그중에는 나를 향해 카우보이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시선이 부끄럽기는 했지만, 이런 나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오프로드 장비의 멋은 부츠에 있다고 생각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더보에서 개최한 랠리에서 필자 정윤배

편집자주 : 호주 Adventure Rider Magazine 인터뷰 내용은 다음호에 완결 예정이다. 

정윤배 여행작가는 1999년 한국의 오프로드를 찾아 백두대간 아랫마을을 여행하는 프로젝트 오체투지를 단독으로 기획 진행했으며, 여행의 경험담을 모터사이클 전문지 ‘ 월간 모터바이크.’에 한국의 오프로드라는 코너를 맡아 3년간 연재했다. 한국관광공사 내나라다시보기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각종 사보와 웹진, TBS 교통방송에서 ‘정윤배의 여행을 떠나요.’ 진행.


[여행작가 정윤배 / ochetuzi@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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