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사진=IPC 제공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계엄 선포 가능성’을 언급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자, 하루 만에 “민주당의 플랜B가 계엄 아니냐”며 재차 반격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6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설마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에 대한 민주당 정권의 ‘플랜B’가 계엄입니까”라며 “그게 아니라면 민주당 의원들이 인신공격만 하면서 왜 단 한 명도 ‘이재명이 계엄을 하면 민주당이 막겠다’고 말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민주당 정권이 재판 재개를 막기 위해 위헌적이고 극단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재판이 재개되면 이를 막을 유일한 수단으로 계엄을 선포할 가능성은 결코 무리한 예측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또 “1975년 인도의 인디라 간디 총리가 법원 판결로 직을 잃자 계엄령을 선포해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이재명 대통령 역시 재판 재개가 정권 붕괴와 장기 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전날(5일) 한 전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와 SNS를 통해 처음 “이재명 대통령이 재판이 재개될 경우 계엄령을 발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뒤, 민주당 인사들이 일제히 비판에 나선 데 따른 재반박이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그래도 형님 총에 맞지 않고 떠나니 다행”이라며, “요즘 관심이 줄어드니 힘드냐”고 비꼬았고, 박주민 의원은 “계엄 날 본회의장 앞에서 불안해하던 거 기억 안 나냐”고 맞받았다.
김용민 의원은 “윤석열 내란을 막지도 못했던 당시 여당 대표였으면 그냥 침묵하라”고 했으며, 강득구 의원은 “계엄을 선포했던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이라고 반박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내란의 밤에 구해줬더니 배은망덕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이 같은 민주당 인사들의 게시글 일부를 자신의 SNS에 첨부하며 “민주당 의원들이 ‘관심이 줄었다’고 말하지만, 제 발언에 단체로 반응하면서 오히려 넘치는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설마 플랜B가 들킨 것 아닙니까”라며 조롱조의 글로 글을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한 전 대표의 계엄 발언을 “역사 왜곡이자 음모론”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용민 의원은 “내란을 극복하고 출범한 국민주권정부를 내란 정부와 비교하다니 한심하다”고 했고, 한민수 전 대변인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책임부터 돌아보라”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의 잇따른 ‘계엄 가능성’ 언급으로 정치권 공방은 다시 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허위 선동”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반면, 한 전 대표는 “계엄 가능성 제기는 정치적 경고”라고 맞서고 있다.
이른바 ‘12·3 계엄’ 논란 이후 잠시 잠잠했던 계엄 관련 공방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재개 문제와 맞물리며 여야 간 정면 충돌로 번지고 있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