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영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가족과 함께 자연 속에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가을철 걷기 좋은 국립공원길’ 7곳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내장산 우화정 단풍/사진=국립공원공단 제공
이번에 선정된 탐방로는 지난해 가을 단풍 절정기에 탐방객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닿았던 구간을 중심으로 뽑혔다. 선정된 코스는 △오대산 선재길(나옹선사 수행길) △설악산 비선대 계곡길 △내장산 자연사랑길 △북한산 도봉계곡길 △주왕산 주왕계곡길 △계룡산 수통골 행복탐방로 △변산반도 내소사 전나무숲길 등 7곳이다.
가장 먼저, 오대산국립공원의 선재길 나옹선사 수행길은 지난해 가을 약 41만 명이 찾은 대표 탐방로로, 고려 후기 왕사이자 무학대사의 스승으로 알려진 나옹선사가 수도하던 길을 복원한 곳이다. 총 길이 4.2km(약 2시간)로 신성암에서 북대 미륵암까지 이어지며, 곳곳에 전망대와 쉼터가 설치돼 있다. 가을이면 폭포와 단풍이 어우러져 ‘오대산 가을의 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설악산 비선대 계곡길은 ‘신선이 하늘로 올라간 곳’이라는 전설이 깃든 설악산 단풍의 상징적인 명소다. 소공원에서 무명용사비, 와선대를 지나 비선대에 이르는 3.0km(왕복 약 2시간) 구간으로, 지난해 가을 설악산 탐방객의 절반 이상(57.3%)이 찾은 인기 코스다. 인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폭포인 토왕성폭포(높이 320m)가 있으며, 권금성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단풍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신흥사에서 울산바위로 오르는 탐방로 또한 설악의 단풍과 동해의 푸른 바다가 어우러지는 또 다른 명소다.
내장산 자연사랑길은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객도 이용할 수 있는 2.6km(약 50분) 무장애 데크길이다. 내장산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 우화정, 단풍터널길, 내장사까지 이어진다. 수령 70년이 넘은 단풍나무 108그루가 만든 단풍터널과, 연못 위로 붉은 단풍이 비치는 우화정의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북한산 도봉계곡길은 서울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은 2.6km(약 90분) 구간으로, 도봉탐방지원센터에서 거북샘까지 이어진다. 도봉서원, 우이암, 자운봉 등 역사 유적과 계곡 경관이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도 완전한 가을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주왕산 주왕계곡길은 청송을 대표하는 가을 명소로, 거대한 기암괴석과 단풍이 조화를 이루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상의주차장에서 대전사, 자하교, 기암, 용추폭포까지 이어지는 2.7km(약 1시간) 탐방로로, 완만한 흙길이 이어져 가족 단위 탐방객에게 적합하다. 탐방 중에는 굽이치는 계곡물과 단풍이 어우러진 장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용추폭포 인근에서는 다람쥐나 딱따구리 등을 관찰하는 자연교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계룡산 수통골 행복탐방로는 수통골 탐방안내소에서 수통저수지까지 이어지는 1.0km(약 1시간) 완만한 산책로로, 도심 근교에서 가을 단풍을 즐기기 좋은 명소다. 가을이면 참나무 단풍이 수통골을 따라 황금빛 융단처럼 펼쳐지며, 끝자락의 소풍공간(피크닉존)에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휴식과 산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변산반도 내소사 전나무숲길은 오대산 월정사 숲길, 광릉수목원과 함께 ‘한국 3대 전나무숲길’로 꼽힌다. 일주문에서 내소사까지 이어지는 1.1km(약 30분) 구간에는 400년 된 전나무가 줄지어 서 있으며, 가을에는 은행나무와 나도밤나무 단풍이 어우러진다. 내소사는 “이곳에 오면 새롭게 태어난다”는 뜻을 지닌 고찰로, 대웅보전과 괘불탱, 천년 느티나무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품고 있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이번에 선정된 7개 국립공원 가을길은 단풍뿐 아니라 역사·생태·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탐방로”라며, “가족과 함께 걸으며 자연이 선물하는 계절의 변화와 그 가치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장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