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결 기자
싱어송라이터 윤대천이 15일 낮 12시 새 싱글 ‘어쩔 수 없는 시간’을 발매하고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어쩔 수 없는 시간’은 소중했던 무언가와 이별해야 하는 순간, 그리고 그 이별을 받아들이기까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간에 대해 노래한 작품이다.
작사와 작곡은 윤대천이 맡았으며, 편곡은 밴드 자판기유자차(VMCT)로 함께 활동했던 기타리스트 진하람과 공동으로 완성했다. 오랜 음악적 교류를 이어온 두 사람은 이번 작업을 통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음반은 디씨피레코드가 기획·제작하고, 아토엔터테인먼트가 유통·배급을 담당했다.
윤대천 ‘어쩔 수 없는 시간’ 앨범 재킷
이 곡은 연인과의 이별뿐 아니라 삶 속에서 피할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상실의 순간들을 포괄한다. 사람은 물론 꿈, 상황, 추억, 오래 곁에 두었던 물건까지 이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윤대천은 “어떤 이별이든 그것을 떠나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곡이 모든 상실과 애도의 시간을 담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가사는 ‘짧지 않은 시간 사랑을 나눴고’, ‘사랑했던 시간만큼 지나면 널 잊을 수 있을까’와 같은 문장을 통해 이별 이후에도 쉽게 정리되지 않는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흐릿해진 기억 속 아무 대답 없는 ‘너’, 텅 빈 마음에 남은 무표정한 ‘너’의 이미지는 이미 떠나간 존재를 붙잡고 있는 화자의 내면을 조용히 비춘다.
반복되는 ‘어쩔 수 없는 기억 / 어쩔 수 없는 시간’이라는 가사는 결국 이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순간에 이르는 마음의 태도를 담고 있다.
사운드는 윤대천 특유의 여백을 살린 서정적 구조 위에 진하람의 섬세한 기타 해석이 더해졌다. 피아노 반주로 시작해 보컬, 베이스, 일렉기타가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구성으로, 베이스와 일렉기타가 동시에 만나는 편곡 지점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빈 공간’을 만들었다.
이는 이별이라는 감정이 서로 어긋난 채 엇갈려 흐르는 상태를 편곡적으로 표현한 장치다. 잔잔한 템포와 공간감을 살린 사운드 요소들이 고요하고 담담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윤대천은 이번 곡이 최근 자신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근래 주변에서 크고 작은 변화와 이별들이 이어졌고, 그 시기와 이 노래가 자연스럽게 겹쳐졌다”고 말했다.
발매 시기로 1월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새해의 시작이자 한 해의 학기가 마무리되고, 설날을 앞두고 지난 시간을 정리하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중했던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것들에 대해 애도하는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뮤직비디오는 전통적인 촬영 방식 대신 AI 이미지를 활용해 ‘기억의 잔상’과 ‘현실과 감정의 경계’를 표현했다. 특정 인물의 이별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 두 개였던 컵과 엎어진 액자, 정리된 베개, 홀로 남은 신발 등 집 안에 남겨진 흔적들을 따라가며 떠난 이후의 공간을 담담히 비춘다.
액자 속 사진과 상자 안의 내용은 끝까지 드러나지 않아, 이별의 대상이 연인인지 꿈인지 혹은 한 시절의 자신인지는 각자의 해석에 맡긴다.
앨범 재킷 톤으로 정제된 AI 이미지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윤대천의 모습이 교차하며, 슬픔을 강조하기보다 떠나보내는 데 필요한 시간을 고요하게 기록한다.
‘어쩔 수 없는 시간’은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 역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조용히 건넨다. 사랑했던 시간 그 자체의 소중함을 인정하고, 그 사랑을 놓아주는 시간 또한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곡 전반에 담겨 있다.
2018년 데뷔 싱글 ‘Me Lody’ 이후 정규 앨범 ‘Crescents’(2024)와 여러 작품을 통해 서정성과 내면의 진솔함을 꾸준히 다져온 윤대천은 이번 ‘어쩔 수 없는 시간’을 통해 또 하나의 조용한 기록을 남겼다.
이별을 말하지만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애도를 통해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의 시간을 담아낸 이 곡은 지나온 시간을 정리해야 하는 이들에게 담담한 위로로 다가갈 전망이다.
[경제엔미디어=이은결 기자]